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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들 본문

시인이 쓰는 영화 이야기

풀잎들

토리콩콩 2024. 9. 20. 14:31

풀잎들

 

감독. 홍상수

출연. 김민희. 정진영. 

 

 

 

 

커피집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골목에 커피집이 있다.

한 여자가 다른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받아적는다. 

타인의 감정은 한 간격의 내 것이 된다. 

커피집 안에는 사람들이 앉았다 가고 다시 앉았다 간다.

한 여자는 그들을 관찰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기록한다.

승희의 죽음이 슬프지만 우리는 사랑하고 다시 사랑한다. 

눈물은 사치, 울 수 있다는 건 살아있기 때문이다. 

방 한 칸을 위해 자신의 삶을 털어야 한다. 

 

알지도 못하면서 결혼을 하고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한 생을 시작하는 우리들처럼

아이가 태어나고 아무것도 모를 나이에 아이를 키우고

그러면서 함께 아이와 어른이 자라나고 어정쩡하게

뭐가 뭔지 모르게 그렇게 나이를 먹고 그러다보면 耳順이 되어 있겠지. 

 

결코 시들해 질 수 없는 삶 앞에서

허둥대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를 시간을 맞이하고 보내고 그렇게 말이다.

 커피집의 비좁은 테이블에서 어깨가 스칠 듯 비좁은 커피집에서

한 여자가 테이블마다의 이야기를 받아적는다. 

다 알아내고 살아내면 안 되는걸까

다 알아내고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도 끝내 모르는게

삶일텐데 말이야. 

 

이봐, 모르면 가만히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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