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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의 카메라 본문

시인이 쓰는 영화 이야기

클레어의 카메라

토리콩콩 2024. 9. 20. 14:24

클레어의 카메라.

 

감독. 홍상수

출연. 이자벨 위페르, 김민희, 장미희 정진영.

 

 

 

사람이 사람을 낳고 사람이 사랑을 낳고 사랑이 사람을 낳고.. 

우리의 일상은 날마다 누군가의 카메라에 담긴다. 

 

바다에서 바람의 뒷골목에서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만나고 원하든 워치 않던 우리는 갈 길을 가면 된다

순수한 것이 정직한 것이 아니듯 정직한 것이 순수한 것이 아니듯

낯선 어디선가에서 문득 길을 잃는다 해도 실망하지 말 것. 

 

사랑을 구걸하지도 말며 사랑에 목을 메이지도 말 것. 

마음이 떠나면 떠나는대로 그냥 놔 둘 것. 

잡는다고 잡아지는 것이 아니니까. 

남자도 여자도 한 번 떠나는 마음은 그냥 떠남이다. 

 

오늘은 뱅쇼를 만들기로 했다. 

느즈막이 얼어나서 기지개를 켜고 오늘의 첫 메뉴를 정한다. 

꺼내놓은 소고기에 미역을 넣고 미역국을 시원하게 끓이기로 한다. 

소고기와 불린 미역을 참기름과 간장에 달달 볶아서 물을 한소끔 넣게 팔팔 끓였다. 

시원하고 개운한 아침이다. 진미채를 고추장에 버무리고 깨소금을 뿌려놓으니 감칠맛이다. 

 

하루를 또 살아야 한다. 

함께 식탁을 준비하고 달그락 거리며 우리는 웃는다. 

어제 일은 다 까먹고 다시 웃는다. 젊음은 돈 주고도 사지 못할 찬란함이다. 

눈이 부시던 젊은 날을 회상한다. 그때는 모르던 젊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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